이 승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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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 전시체제기 정책사료총서 시리즈의 마지막인 산업정책과 통계자료는 85권부터 99권까지로 총 15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료는 다시 다음과 같이 7개의 세부 주제로 나눌 수 있다. 가) 朝鮮産業經濟調査會, 나) 時局對策調査會, 다) 生産力擴充計劃, 라) 食量 增産 및 配給統制, 마) 電力 統制, 바) 統計資料, 사) 其他 등이다.

가) 朝鮮産業經濟調査會

1930년대 후반 전시체제기로 들어서면서 총독부는 조선공업화 정책, 더 나아가서는 식민지지배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해서 두 차례에 걸친 중요한 조사회를 개최하였다. 朝鮮産業經濟調査會와 時局對策調査會가 그것이다. 조선산업경제조사회는 1936년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총독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宇垣총독시기부터 준비되어 온 것이었으나 南총독이 부임한 이후 곧 바로 열리게 된다. 이 자리는 일본, 조선총독부, 만주국의 관리와 일본, 조선의 자본가, 학자들 76명이 모여 향후 조선의 산업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조선산업경제조사회의 개최 목적은 그 설치취지서에 잘 나타나 있다. 일본제국주의의 부족한 식량을 공급하는 식량공급기지 성격을 지닌 조선의 산업경제를 일본의 산업을 위해 유용한 지하자원을 공급하고, 저렴하고 풍부한 動力 및 노동력을 공급하는 공업지대로 조성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이른바 日鮮滿 블록을 상정하고 일본을 정공업지대 조선을 조공업지대로 편성하려는 것인데, 이것은 조선의 대륙병참기지화를 위한 대책수립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었다.
조선산업경제조사회의 토론 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공업통제 문제였다. 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조선총독부 원안이 관철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할 점은 첫째 당초 조선총독부안은 중요산업통제법을 조선총독부의 법령으로 실시하려고 하였다가 이것이 제지되고 일본의 법률에 근거하여 시행되게 되었다는 점과 둘째 일본의 ‘중요산업통제법’과 구별되는 위원회를 두고자 했으나 이것이 폐기된다는 점이다. 이승렬, 1930년대 전반기 일본군부의 대륙침략관과 ‘조선공업화’정책, 國史館論叢 67, 1996, 참조.

조선산업경제조사회의 회의록은 이미 영인되어 나와 있다(신서원, 1991). 본서(총서의 85권에 해당)에서는 朝鮮産業經濟調査會(朝鮮總督府, 1936년 10월), 朝鮮産業經濟調査會諮問答申案試案(위와 같음), 朝鮮産業經濟調査會答申事項處理槪要(朝鮮總督府, 1938년 7월) 등 세 자료를 수록했다. 그리고 이외에도 朝鮮時局對策委員會ニ對スル意見(企劃院, 1938), 戰力增强企業整備要綱要旨(企劃院, 1943), 昭和18年度各特別會計歲入歲出豫算追加(제82회 帝國議會提出) 등도 아울러 수록했다.
朝鮮産業經濟調査會에는 조사회의 설치 취지서, 규정, 자문사항, 회의일정, 서류, 배포 인쇄물 일람, 조사회위원 후보자 조사, 조사회에 제출할 의안(방침의 부 및 실시계획의 부) 등이 실려 있다. 수록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자료에는 조사회를 설치하기까지의 과정과 조사회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기록들이 수록되어 있다.
朝鮮産業經濟調査會 諮問答申案 試案은 8개의 자문사항 각각에 대한 답신안의 시안으로, 최종 답신안과 비교 검토를 통해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게 하는 사료이다.
朝鮮産業經濟調査會 答申事項 處理槪要는 조선산업경제조사회 관련 자료 가운데서 특히 주목된다. 이 자료는 조사회 이후 2년이 지난 후의 구체적인 추진 실적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달 후에 개최될 시국대책조사회를 염두에 두고, 당시까지 추진되었던 산업경제조사회의 정책 내용을 일단락하려는 의도에서 작성되었던 것 같다. 각각의 사업에 대한 처리개요는 구체적으로 ‘實施中’ ‘未着手’ ‘實施濟‘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조사회를 통해 수립된 정책의 구체적인 추진상황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사료라 하겠다.
朝鮮時局對策委員會ニ對スル意見에는 생산력확충위원회의 군수공업 확충에 관한 건에 대한 의견, 三島조사관의 특수광물자원조사계획에 대한 私見, 내무부의 노무조정에 관한 의견 등이 실려 있다.
戰力增强企業整備要綱要旨는 태평양전쟁 하에서 직접 戰力을 급속하고 최고도로 증강할 목적으로 종래의 기업정비 취지를 확충하고 새로운 구상 하에 기업정비를 실시하려는 목적에서 입안되고 있다. 공업부문 정비, 기타 부문 정비, 전용 및 회수 조치, 전폐업자 및 종업자 등 조치, 재정금융조치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昭和18年度各特別會計歲入歲出豫算追加는 1943년도 특별회계예산의 규모와 구체적인 세입세출 항목 및 액수를 알 수 있어서 전시재정이 갖는 성격의 일면을 검토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자료라 하겠다. 크게 ‘각특별회계예산’과 ‘동 참조서’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는 갑호 내무성소관(조선총독부, 조선식량관리, 대만총독부, 대만미곡이출관리), 대장성소관(국채정리기금, 공재금), 철도성소관(제국철도) 병호 내무성소관(조선총독부) 등의 세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후자는 이 각각의 항목을 더욱 세분한 세입세출 내역을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전자는 15쪽 분량이고 후자는 60쪽이 넘는 분량이다.

나) 時局對策調査會

시국대책조사회는 1938년 9월 6-7일 양일간에 걸쳐 조선총독부 수뇌와 신흥재벌 조선질소의 野口遵을 비롯한 주요 자본가가 회합하여 개최되었다. 시국대책조사회의 설치 배경 및 추진 과정에 대해서는 朝鮮總督府時局對策調査會報告事項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朝鮮總督府時局對策調査會成立マデノ準備事務槪要’에 자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연초 南총독은 시국대책의 구체적 조사항목을 제시하고 그 조사 심의를 명령했다. 이에 총독의 자문기관으로 … 정무총감을 위원장으로 하고 總督府部內 국장 및 관방부 과장을 위원으로 한 시국대책준비위원회를 1938년 2월 설치하고 동일부로 위원, 간사, 주사를 임명하여 관계 사무를 처리케 했다. 구체적 조사 항목에 대해서는 각각 主査를 명하고 각 主査는 각각 간사, 主事 기타 관여 직원으로 분과회를 구성 위원장의 승인을 얻는 방법으로 구체적 조사사항에 대해 연구 조사를 개시했다. 6월 하순 각각 대체의 기초안 작성을 마치고 主査로부터 위원장에게 보고했다. 이에 위원장은 한편 主査 제출의안의 심의 필요를 인정하여 소간사회(각국 대표 및 관방 간사로 구성함)로 하여금 조사 심의시켰다. 소간사회는 6월 하순부터 7월 20일에 걸쳐 신중하게 심의를 마친 결과 대체의 成案을 얻기에 이르렀다. 8월 19일 최후의 시국대책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主査로부터 제출된 의안의 심의, 자문할 사항의 결정, 분과회 설치 등에 관해서 최종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로부터 조사회 관제 공포 수속을 채택하고 동시에 위원 奏請에 관한 준비했다. 대체로 총독부가 희망한 대로 일본, 조선, 지나 각방면의 권위자를 위원으로 망라할 수 있었고, 8월 27일 관제공포와 함께 위원의 발영을 보기에 이르렀다.”